|해외수필| (미국)


한 마음 한 뜻의 의미


김 정 란



‘한 마음 한 뜻’이란 말이 생각난다. 남편과 내가 결혼할 때 “두 사람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잘 살아라”고 주례 선생님은 말씀하셨지.
이 말은 누구나 결혼식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하지만 ‘한 마음, 한 뜻이 된다’는 것이 실생활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나 다른 우리 두 사람이 눈에 까풀인지 뭣인지가 씌어도 단단히 씌어졌었나? “사사건건이 두 가지 의견이니 어떻게 한 뜻과 한 마음이 된단 말인가?”하고 한두 번 생각을 해보는 신혼부부가 흔해빠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서로 간에 의견을 좁혀보도록 노력을 하라는 것이겠지! 아무리 부부라도 의견이 다를 수도 있고, 살면 살아 갈수록 같이 생각하는 것들이 많아진다면, 그야말로 천생연분인 것이고, 갈수록 의견의 차이가 넓게 벌어진다면 "왜? 같이 사는 것일까?"하고 한번쯤은 생각을 해보아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결혼을 하면서부터 ‘한 마음 한 뜻이 되라’는 말을 잘 새겨들어야 할듯하다. 아무리 사랑타령을 하면서 결혼을 해도 상대방에 대해서 잘 모르는 점이 있다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몇 십 년을 살면서도 “어머나, 그이에게 그런 점도 있었네!”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니까,
결혼하자마자 상대를 모두 다 알고 있다는 착각 증에 걸리지 않고서야 어떻게 남편이 부인을, 혹은 부인이 남편을 몽땅 이해를 하고 한 뜻이 되겠나? 서로가 다른 두 사람이 그렇게 되는 것도 이상한 일이고, 얼마나 재미없이 사는 일일까?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부부란 서로 다른가 하면 같은 점을 찾는 재미가 있어야… 같이 사는 매력이라는 게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지금의 우리 두 노친네도 운이 좋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금방 같이 살고 싶지가 않듯이 서로의 주장을 할 때도 있었고, 어떤 때는 내 의견이나 뜻에 남편의 의견이 별로 삐뚤어진 것 같지 않을 때도 있었다. 어떤 때는 반대 의견을 주장하기도 이젠 귀찮고 지칠 때도 있었다. 오랫동안같이 살다가 보니 같아지는 것이 너무 많아진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래보았자 어쩌겠어?’하는 뱃장이 생겨서 그저 서로 쳐다보다가 조용해지기도 한다.
웃기는 일은 이렇게 오래 살아야 “한 마음 한 뜻”이 되는 것인지! 요사이는 식성까지도 비슷해져서 내가 좀 출출해지거나, 입이 궁금해져서 무엇인가를 먹으려하면 남편도 “나도 먹고 싶은데!” 하곤 해서 혼자 웃는다.

남편이 지난해 6월말일자로 직장에서 은퇴라는 것을 했는데…… 이제까지는 날씨가 좋아서 남편이 일주일에 3,4번 골프를 치게 된다. 그 동안은 남편과 같이 하는 시간이 주로 주말 이였었는데, 며칠사이 차가운 날씨가 되어 집안에 둘이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뭐어~~ 꼭 같이 있지 않았을 때에도 남편의 많아진 시간 때문에 둘이서 무슨 일이든, 무엇을 같이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특별히 서로의 기억력이 두 사람 몫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다는 것이 웃기고 재미있다. 남편이 깜빡할 때는 내가 기억하고, 내가 깜빡할 때는 남편이 나에게 채근을 해준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니 둘의 기억이 합하면 두 몫이 되어야하는데 이제는 한몫 반 정도 밖에 안 되는 셈이다. 그러니 꼭 기억력뿐만 아니라 기운을 써야하는 집안일도 그렇고, 외출을 할 때도 그렇고, 손주들 돌보는 일도 혼자는 힘에 부친다. 꾀 많은 초등학교 학생인 외손자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합세를 해야 지휘가 되니 웃음이 절로 난다.

이제는 서로 마주 보고 앉지 않고 옆으로 나란히 앉아서도, 혹은 등을 대고 앉자 있어도 남편의 얼굴과 마음이 보인다.
남편도 이 나이든 마누라 안 보이면 사방으로 집 안팎으로 찾거나 cell phone으로 열심히 찾아댄다.
아주아주 오래 전에 결혼식 때 들었던 주례선생님의 말씀을 내가 실천하는 것이 되었다. 한 마음 한 뜻(생각)으로……, 결국은 오래오래 같이 살아야 한다는 의미라는 것을 말이다.





  김정란: 이화여자대학 사회사업학과 졸업
  듀페이지 칼리지서 아트와 컴퓨터 수학
  아이타스카 한국학교 교사역임
  「해외문학」 신인상 수필당선 등단
  한미연장자학교 컴퓨터 강사
  「해외문인협회」(미국)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