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단⟧ (미국) 해외문학 제25호 (2021)



나를 밟지 말아주세요 1

 

손 예 숙

 

빨강, 노랑, 갈색으로

땅 위에 쓰러진 나를

제발 밟지 말아 주세요.

너무 아파 바삭바삭 소리 내어 웁니다.

 

그대가 있기에

봄이 오면 신록으로 물들여

나비와 새와 사슴까지 불러다 놓고

아름다운 봄의 교향곡을 펼쳤습니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지치고 병들어 때도

나는 당신을 위해

푸른 그늘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중천에 달님이 떠올라

마음 설레게 때도

그대가 있기에

나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다한 사랑은 붉은 낙엽이 되고

배반당한 아픔은 노랑 낙엽이 되어

떨어져 누운 시체 위를

제발, 바삭바삭 밟고 가지 마세요.


 

Please Don’t Step on Me

 

Ye Sook Son

 

In red, yellow, and brown,

I am fallen on the ground.

Please don’t step on me.

It hurts so muchI cry out loud with a rustle.

 

Because you are here,

when spring comes, dyeing me with green,

calling in the butterflies, birds, and even the deer,

I performed a beautiful spring symphony.

 

Under the blazing sun

when you were tired and sick,

for you,

I provided a green shade.

 

Even when the moon rose to the middle of the sky

and made my heart flutter,

because you are here,

I shed tears.

 

The red leaves for the unfulfilled love and

the yellow leaves for the pain of betrayal

are the fallen body of mine

please, don’t step on me in a rustle.


 

시원섭섭하다고

 

손 예 숙


보이지도 않고

들을 수도 없는

그것이!

한 사람 한 사람

생명을 앗아 갈 때

온 인류는 공포에 떨었다.

 

2020년도, !

서성거리지도 말고

머뭇거리지도 말고

시원하게 떠나라.

 

들꽃 꺾어

안겨주던 사람도

손잡고 다녔던

유치원 친구도

다 데려가 버린 잔인한 해

시원섭섭하다고 쉽게 말하지 마!

 

 

Bittersweet

 

Ye Sook Son

 

Cannot be seen and

cannot be heard

that!

As it took

one life after another

the whole human race trembled in fear.

 

The year 2020, you!

Don’t loiter and

don’t hesitate and

leave in good riddance.

 

The man who gave me

picked wildflowers and

my kindergarten friend

who held my hand

the cruel year that took them both away.

Don’t ever lightly say bittersweet!

 

 

손예숙 시인수필가소설가

1939년 부산에서 출생한 여류시인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1978년 University of Mossouri 대학원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5해외문학신인문학상 

시부문에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  2020미주문학신인상 소설부문 당선자전 에세이집 오늘도 하늘엔 해가 떠 있네 있다해외문인협회(미국부회장해외문학』 자문위원.